삼형제가 스스로 책을 펼치기까지
초3, 초1, 6살인 학년별 다른 우리 아이들 아침에 눈을 뜨면 한자리에 모여 책부터 펼친다. 하지만 처음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했던 것은 아니다. 책상에 앉히는 것부터 시작해 매일 해야 할 공부를 정하고,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다. 한글과 파닉스부터 초등 공부까지 엄마와 함께해 온 시간이 쌓이면서, 조금씩 우리 집만의 아침 공부 습관이 만들어졌다. 이 블로그에는 1살부터 초3까지 서로 다른 연령의 오남매를 키우며,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갖기까지 겪었던 시행착오와 과정을 솔직하게 담으려 한다. 현재 집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6살, 초1, 초3 세 아이의 실제 공부 모습과 학습 자료, 엄마표 홈공부 방법도 하나씩 나눌 예정이다.
첫 아이의 늦은 한글공부
첫아이의 한글 공부는 일곱 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시작했다. 나는 아이가 어릴 때는 글자를 빨리 익히는 것보다 충분히 놀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책 육아를 지향하며 매일 책을 읽어주고, 도서관과 나들이도 자주 다녔다. 아이가 한글을 읽지 못하더라도 책을 통해 듣고 배운 지식은 차곡차곡 쌓일 것이라고 믿었다. 주변에서는 다섯 살, 여섯 살부터 한글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나도 조바심이 날 때가 있었다. 혹시 내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아이의 공부를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글을 읽지 못하던 첫아이를 보며 유치원 선생님들은 늘 아는 것이 많고 생활 지식이 풍부하다며 큰 아이의 교육환경이 어떤지 많이들 궁금해 하시기도 했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 확실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글자를 읽는 능력과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힘은 꼭 같은 속도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는 걸.
둘째 셋째도 함께하기 시작했다
첫아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둘째 역시 일곱 살에 한글 공부를 시작했고, 셋째는 지금 여섯 살이다. 뒤늦게 공부에 합류한 셋째는 유치원 친구들이 한글을 아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나도 형아들처럼 공부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형들과 함께 공부한 시간은 아직 길지 않다. 지금은 한글을 빨리 떼는 것보다 형들과 나란히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경험을 쌓고, 자연스럽게 아침 공부 습관을 만드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세 아이의 한글 공부 시작 시기와 속도는 모두 달랐고, 그만큼 힘들고 흔들리는 순간도 많았다. 그래도 나는 앞으로도 아이들의 교육에서 쉽게 손을 놓지는 못할 것 같다. 세 형제 뒤에는 네 살과 한 살인 어린 여동생들도 있다. 그래서 지금 남기는 공부 기록은 세 아이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우리 집 배움의 기록이 될 것 같다.

눈을 뜨면 책부터 펼치는 아이들
우리 집 아침은 조금 더분주하다. 오남매의 아이들 중 삼형제는 학교와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하기 전에 먼저 책상에 앉는다. 각자 해야 할 분량은 다르지만 같은 자리에서 자신의 공부를 시작한다. 초3 아이는 연산과 독해, 학교 공부를 하고 초1 아이는 기초 연산과 읽기 공부를 한다. 6살 아이는 전날 공부했던 한글과 숫자를 미리 내가 공책에 적어 준비해 두면, 비록 10분이내의 짧은 시간이지만 셋째는 형아들과 함께 앉아 공부를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할 수 있는 적은 분량을 나눠서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우리 집 아침 공부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었다.
자기주도학습은 먼저 엄마가 자리를 잡아주는 것
처음에는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하면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혼자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공부까지 하라고 하니, 아이들은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거부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작정 시키기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아침에 잠깐이라도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칠 수 있을지 매일 고민했다.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하루 10분이라도 부담 없이 시작하게 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어떤 보상이 도움이 되는지 생각했다. 전날에는 아이들이 풀 수 있는 문제집을 골라 두고 공부할 시간과 분량도 미리 정했다. 몇 분 정도가 아이들이 지치지 않는 시간인지, 아침에는 어떤 과목을 해야 부담은 줄이고 도움은 될지 혼자 시뮬레이션까지 해보았다. 그렇게 일주를 혼자 연습해 보며 넌지시 아이들에게 말을 건내기 시작했다.
삼형제의 스스로공부
아이들이 아침 스스로공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큰아이가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한두 시간 정도였고, 간식을 먹고 화장실에 다녀오다 보면 실제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 반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시간에 매일 해야 하는 독해와 연산 숙제까지 하고 나면 정작 다른 공부를 할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다. 처음에는 숙제를 저녁으로 미뤄보기도 했지만, 어린 동생들이 많은 우리 집에서는 저녁 시간이 공부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집은 늘 시끄러웠고, 아이들은 숙제를 늦게 시작했으며, 엄마 아빠는 자꾸 재촉하게 됐다. 결국 아이도 나도 모두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숙제 시간을 아침으로 옮기기로 했다. 처음부터 여러 과목을 시키지는 않았다. 큰아이가 좋아하는 국어 독해부터 시작해 일주일 동안 아침에 독해만 하게 했고, 익숙해진 뒤에 연산을 하나 더 붙였다. 둘째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 우리 아이들의 원래 기상 시간은 아침 6시 50분에서 7시 사이였다. 아침밥을 꼭 먹고 등교해야 했기 때문에 거실에 아이들 책상을 하나씩 놓고,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면 먼저 자리에 앉아 숙제를 시작하게 했다. 아이들이 숙제를 마칠 즈음이면 나는 각자의 책상에 쟁반으로 아침밥을 가져다 놓았다. 숙제를 끝내자마자 바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아침 공부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셋째도 형들을 따라 합류했고, 네 살인 넷째도 오빠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자기도 공부하겠다며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물론 매일 아침이 늘 조용하고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제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화장실에 다녀온 뒤 가장 먼저 각자의 책상에 앉는다. 내가 바라던 아침 공부 습관이 우리 집에도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오남매의 홈공부
첫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어떤 글부터 써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내가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해 온 공부의 과정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먼저 기록해 보기로 했다. 이제부터는 아이들과 실제로 공부하는 모습,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가르치는 방법을 조금 더 자세히 담아보려 한다. 그동안 직접 만들고 모아두었던 학습 자료들도 함께 나누며, 집에서도 자녀와 공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내용을 꾸준히 기록할 생각이다. 이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나 역시 여전히 배우며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그래도 나처럼 아이의 공부를 곁에서 함께하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이 기록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블로그는 아이들의 공부를 위한 공간이면서 동시에 엄마인 나의 성장과 우리 가족의 시간을 남기는 기록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