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 소수 크기 비교를 아이와 공부하면서
나는 아이가 기본 개념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0.1이 무엇을 뜻하는지,
1보다 작은 소수를 어떻게 읽는지,
소수점 앞과 뒤의 숫자가 무엇을 나타내는지도
앞에서 함께 공부했다.
간단한 소수의 크기를 비교하는 문제도
어렵지 않게 풀었다.
그래서 이번 문제 역시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문제를 풀어보니 달랐다.
첫 번째 문제는 맞혔지만,
두 번째 문제부터는 거의 모두 틀렸다.
처음에는 나도 조금 의아했다.

‘소수의 크기를 비교하는 방법은 알고 있는데
왜 이 문제는 못 풀지?’
아이와 문제를 다시 살펴보았다.
소수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 초3 소수 크기 비교 문제에서는
숫자 카드를 직접 배열해야 해서
아이가 문제를 적용하는 데 더 어려움을 느꼈다.
숫자 카드를 골라 직접 소수를 만들고,
그중에서 두 번째로 작은 수나
가장 큰 수를 찾아야 하는 순간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헷갈려했다.
문제의 조건이 하나씩 늘어나자
알고 있던 소수의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막힌 것이었다.
나 역시 답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이걸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다음에는 혼자 풀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 더 어려웠다.
그래서 정답부터 알려주기보다는
아이가 어디에서 막혔는지 확인하면서
문제를 하나씩 다시 뜯어보기로 했다.
첫 번째 문제는 왜 풀 수 있었을까?
첫 번째 문제에는 5, 3, 8 세 장의 숫자 카드가 있었다.

첫 번째 문제는 왜 풀 수 있었을까?
이 중 두 장을 한 번씩만 사용해
소수 한 자리 수를 만들고,
그중 두 번째로 큰 소수를 찾는 문제였다.
아이는 이 문제는 풀었다.
8이 가장 큰 숫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8을 소수점 앞에 놓았다.
그러면 만들 수 있는 큰 수는
8.5, 8.3이다.
8.5와 8.3은 자연수 부분이 모두 8이므로
소수 첫째 자리만 비교하면 된다.
5가 3보다 크기 때문에
8.5 > 8.3
따라서 가장 큰 수는 8.5,
두 번째로 큰 수는 8.3이다.
여기까지는 아이도
어렵지 않게 이해했다.
그런데 다음 문제부터 달라졌다.
‘두 번째로 작은 수’가 나오자 헷갈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문제에는
6, 3, 2, 9가 주어지고
두 장을 골라 만들 수 있는
두 번째로 작은 소수를 찾아야 했다.

아이는 여기서부터 막혔다.
그래서 나는 바로 답을 찾게 하지 않고
먼저 숫자를 작은 순서대로 놓아보게 했다.
2 < 3 < 6 < 9
그리고 물었다.
“가장 작은 소수를 만들려면
소수점 앞에는 어떤 숫자가 와야 할까?”
소수에서는 먼저
소수점 앞의 자연수 부분을 비교한다.
2.9와 3.1을 비교한다면
소수점 뒤의 9와 1을
먼저 보는 것이 아니다.
2와 3을 먼저 비교하기 때문에
2.9가 3.1보다 작다.
따라서 가장 작은 소수를 만들려면
가장 작은 숫자인 2를 앞에 놓는 것부터
생각하면 된다.
2를 앞에 놓고
남은 숫자를 뒤에 넣어보면
2.3, 2.6, 2.9를 만들 수 있다.
이제 이 세 수의 자연수 부분은
모두 2로 같다.
그때 비로소
소수 첫째 자리를 비교한다.
2.3 < 2.6 < 2.9
따라서 가장 작은 수는 2.3이고,
두 번째로 작은 수는 2.6이다.
이렇게 설명하니 아이가
단순히 숫자 네 개를 이리저리 조합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받아들였다.
내가 아이에게 강조한 것은 하나였다.
“소수의 크기를 비교할 때는
소수점 앞부터 보자.”
앞의 숫자가 다르면
거기에서 이미 크기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2.9와 3.1 을 보면
아이는 9와 1 때문에 순간적으로
2.9가 더 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2.9는 2와 조금,
3.1은 3과 조금이다.
아무리 2.9가 3에 가까워도
3을 넘지는 않는다.
그래서 2.9 < 3.1
이 부분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나니
뒤의 문제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세 장을 사용하니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다음 문제는 3, 1, 7, 4 중 세 장을 골라
소수 둘째 자리까지의 수를 만드는 문제였다.

가장 큰 소수와 가장 작은 소수를
각각 만들어야 했다.
처음에는 숫자가 많아지니
아이가 더 어려워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설명했다.
가장 큰 수를 만들고 싶다면
가장 큰 숫자를 가장 중요한 자리에 먼저 놓는다.
소수점 앞이 가장 먼저 비교되는 자리이므로
가장 큰 숫자인 7을 앞에 놓는다.
그다음 소수 첫째 자리에는
남은 숫자 중 가장 큰 4,
소수 둘째 자리에는
그다음으로 큰 3을 놓는다.
그래서 가장 큰 소수는 7.43이 된다.
반대로 가장 작은 수는
가장 작은 숫자 1부터 앞에 놓는다.
그다음 작은 숫자인 3,
그다음 4를 차례대로 놓으면 1.34가 된다.
이 문제를 풀면서 아이에게 단순히
“큰 숫자부터 써.”라고만 알려주지 않았다.
“왜 7을 제일 앞에 놓아야 할까?”를 물었다.
소수도 결국 앞자리부터
크기를 비교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비슷한 문제가 나왔을 때
혼자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제에서 또 한 번 막혔다
마지막 문제는 더 어려웠다.

1, 4, 5, 2 중 두 장을 사용해
소수 한 자리 수를 만들고,
3.4보다 크고 5.3보다 작은 소수를
모두 찾는 문제였다.
이번에는 가장 큰 수 하나,
가장 작은 수 하나를 찾는 것이 아니다.
조건에 맞는 수를 모두 찾아야 한다.
그래서 먼저 범위를 아주 단순하게 보여주었다.
3.4 < □.□ < 5.3
그리고 아이에게 말했다.
“가운데 들어갈 수가 3.4보다 커야 하고,
동시에 5.3보다도 작아야 해.”
주어진 카드에는 1, 2, 4, 5가 있다.
소수점 앞에 1이나 2를 놓으면 어떻게 될까?
1.□, 2.□는 모두 3.4보다 작다.
그러니 제외한다.
그렇다면 앞에 올 수 있는 숫자는 4 또는 5이다.
4가 앞에 오면 4.1, 4.2, 4.5를 만들 수 있고
모두 3.4보다 크면서 5.3보다 작다.
5가 앞에 오면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
5.1, 5.2, 5.4중에서
5.3보다 작은 것은 5.1, 5.2뿐.
따라서 조건에 맞는 수는
4.1, 4.2, 4.5, 5.1, 5.2이다.
여기서 아이에게 한꺼번에
모든 조합을 만들어보라고 하는 것보다,
“먼저 소수점 앞에 들어갈 수 있는
숫자부터 찾아보자.”라고 하니 훨씬 단순해졌다.
문제 모습이 달라도 결국 같은 방법이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첫 번째 문제를 맞혔기 때문에
소수의 크기 비교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의 조건이 조금씩 달라지자
아이는 금세 헷갈렸다.
이번 초3 소수 크기 비교 문제를 함께 풀면서
나도 다시 알게 되었다.
아이가 개념을 안다고 해서
그 개념을 문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이번 문제처럼
숫자 카드를 직접 배열해야 하는 문제에서는
무작정 모든 수를 만들어보는 것보다
어느 자리부터 결정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했다.
앞으로도 우리는 한 문제를 풀더라도
정답만 맞히고 넘어가기보다
왜 그렇게 풀어야 하는지
아이가 이해할 때까지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다.
나 역시 아이가 빨리 진도를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조급해질 때가 있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하나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도 나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욕심내서 진도를 앞서 나가기보다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다시 돌아가
하나씩 채워가려고 한다.
이번 소수 공부도
문제를 여러 개 맞힌 것보다
아이가 어디에서 헷갈렸는지를 알게 된 것,
그리고 그 부분을 다시 설명하며
조금씩 이해해 가는 과정이 더 의미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 집 홈공부는
많이 하는 공부보다
알고 넘어가는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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